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2026년 6월 5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세 곳 모두 차세대 가속기 '베라 루빈(Vera Rubin)'용 HBM4 인증을 통과했다고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인증 통과와 실제 물량 배분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공급망 분석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베라 루빈용 HBM4 물량의 약 60~70%를 가져가고, 삼성전자가 약 25~30%, 나머지를 마이크론이 채우는 구도로 추정됩니다.
표준보다 빠른 속도 요구
이번 HBM4 경쟁이 이전 세대와 다른 점은 엔비디아가 JEDEC 표준을 넘어서는 속도를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JEDEC이 정한 HBM4 표준 데이터 전송 속도는 초당 8기가비트(8Gb/s)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베라 루빈에 10Gb/s를 넘는 속도를 요구했고, 삼성전자는 10Gb/s와 11Gb/s 등급 인증을 통과했습니다. 고객사 요청에 따라 2026년 2월부터는 최상위 등급인 11.7Gbps 제품까지 양산 출하가 예정돼 있다는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 발표도 있었습니다. 표준 스펙을 만드는 것보다 표준을 웃도는 속도를 먼저 양산하는 쪽이 물량을 더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메모리 다음은 패키징
HBM4 인증을 통과해도 끝이 아닙니다. HBM 칩을 GPU 옆에 실제로 붙이는 첨단 패키징 단계가 다음 병목입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분석은 AI 하드웨어 경쟁의 핵심이 로직 미세공정 스케일링에서 패키징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짚습니다. 업계가 마주한 물리적 한계를 메모리 벽·성능 벽·구리 벽 세 가지로 요약하는데, 셋 다 트랜지스터를 더 작게 만든다고 풀리는 문제가 아니라 칩을 어떻게 쌓고 연결하느냐로 풀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이 시장에서는 TSMC의 2.5D 패키징 브랜드 CoWoS(Chip-on-Wafer-on-Substrate)가 이미 대량생산 경험과 JEDEC 생태계 종속력을 앞세워 우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인텔은 3단계 로드맵으로 도전장을 냈습니다. 이미 상용화된 EMIB(실리콘 브릿지를 기판에 내장해 완전한 인터포저 없이 칩을 연결), 2028~2030년을 겨냥한 HBM4급 중기 대안 ZAM, 2030년 이후를 겨냥한 후공정 박막트랜지스터 기반 장기 기술 XBM 순입니다. 삼성전자도 2.5D 솔루션 '아이큐브(I-Cube)'와 3D 솔루션 '엑스큐브(X-Cube)'를 고도화하며 같은 경쟁에 뛰어든 상태입니다.

카운터포인트는 AI 가속기용 첨단 패키징 시장이 향후 5년간 2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300개 안팎의 기업이 이미 이 영역에 참여하고 있다고도 짚었는데, 메모리 회사 몇 곳의 싸움이 아니라 소재·장비·파운드리가 뒤엉킨 산업 전체의 재편이라는 뜻입니다.
숫자를 볼 때 주의할 것
HBM4 물량 배분 수치는 아직 엔비디아나 공급사가 공식 확정한 값이 아니라 공급망 분석 보도의 추정치입니다. 실제 배분은 수율과 품질 인증 결과에 따라 분기마다 바뀔 수 있습니다. "OO사가 HBM4 물량 몇 %를 확보했다"는 기사를 볼 때는 그 수치가 계약 체결 기준인지, 애널리스트 추정인지부터 구분해서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다음에 확인해볼 것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다음 분기 실적 발표에서 HBM 매출 비중과 수율 관련 언급을 찾아보세요. 물량 배분 추정치가 애널리스트 보고서에서 실제 매출 숫자로 바뀌는 시점이, 이번 HBM4 경쟁의 승자를 가장 먼저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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