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AI

에이전틱 AI 도입 동향과 프로젝트 취소 전망

테크플렉스 2026. 9. 1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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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트너가 낸 두 개의 전망에 같은 숫자가 등장합니다. 하나는 "2026년까지 기업 애플리케이션의 40%에 작업 특화 AI 에이전트가 들어간다"는 전망이고, 다른 하나는 "2027년 말까지 에이전틱 AI 프로젝트의 40% 이상이 취소된다"는 전망입니다. 확산 속도와 실패율이 같은 숫자로 맞물려 있다는 게 지금 에이전틱 AI 시장의 요약입니다.

확산 전망: 1년 만에 8배

가트너가 2025년 8월 26일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작업 특화 AI 에이전트를 탑재한 기업 앱은 전체의 5% 미만입니다. 이 비중이 2026년 말까지 40%로 올라간다는 것이 가트너의 전망입니다. 1년 만에 8배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니, 기업 소프트웨어 역사에서 손꼽히게 빠른 도입 곡선입니다.

가트너가 2025년 1월 웹세미나 참석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입니다. 도해는 개념 설명을 위해 직접 그린 것이며 가트너의 공식 도표가 아닙니다.

 

이 설문에서 눈여겨볼 점은 "적극적 투자"가 19%에 그친다는 것입니다. 나머지 81%는 보수적 투자, 관망, 또는 아예 투자하지 않는 쪽입니다. 그런데도 가트너는 같은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0% 이상이 향후 2년 안에 AI 에이전트를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은 몸을 사리고 있지만 늦지는 않겠다는 태도입니다. 실제로 AI 에이전트를 이미 배포한 조직은 17%에 그칩니다.

국내 기업은 어디까지 왔나

국내에서 가장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한 곳은 포스코입니다. 포항제철소는 보도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누적 1,038건의 스마트 기술 과제를 수행했고, 자동화로 높인 수율과 줄인 인건비를 합쳐 1,630억 원 규모의 효과를 냈다고 밝혔습니다. 원료 배합처럼 사람이 손으로 하던 계산 작업은 AI가 넘겨받으면서 8일 걸리던 일이 3분으로 줄었습니다. 제강·연주 공정에서는 온도와 성분을 AI가 실시간으로 제어해 중단 없는 연속 작업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합니다.

LG전자는 자체 초거대 모델 엑사원을 사내 엔지니어의 기술 문제 해결에 투입해 제품 개발 주기를 줄이는 데 쓰고 있습니다. 특정 업무에 특화한 에이전트를 파는 국내 스타트업들도 자리를 잡는 중입니다. 법률 분야는 로앤컴퍼니, 의료 영상 판독은 루닛과 뷰노, 회계·세무 자동화는 자비스앤빌런즈가 각각 거론됩니다. 큰 그림을 그리는 대기업과, 한 가지 업무를 파고드는 스타트업으로 역할이 나뉘어 있는 모양새입니다.

취소 전망: 왜 절반 가까이 접히나

같은 가트너가 2025년 6월 25일 낸 또 다른 보도자료에서는 정반대 방향의 숫자를 내놓았습니다. 2027년 말까지 에이전틱 AI 프로젝트의 40% 이상이 취소된다는 전망입니다. 가트너가 꼽은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가트너 2025년 6월 25일 보도자료를 근거로 정리했습니다. 도해는 직접 그린 것이며 가트너의 공식 도표가 아닙니다.

 

세 가지 이유 중 어디에도 "모델 성능 부족"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더 똑똑한 모델을 붙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가트너는 지금 진행 중인 에이전틱 AI 프로젝트 대부분이 아직 초기 실험이나 개념 증명(PoC) 단계이며, 상당수가 실제 필요보다 유행에 떠밀려 시작됐다고 지적합니다. 목적이 불분명한 채로 시작한 프로젝트는 예산 심사 시즌이 오면 가장 먼저 잘립니다.

확산과 취소가 동시에 맞는 이유

두 전망은 모순이 아닙니다. 기업 앱에 에이전트 기능이 얹히는 흐름과, 별도 조직이 처음부터 벌인 대형 에이전틱 AI 프로젝트가 좌초하는 흐름은 서로 다른 층에서 벌어집니다. 전자는 기존 소프트웨어 벤더가 제품에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라 채택 비용이 낮고, 후자는 기업이 직접 예산을 편성해 처음부터 구축하는 것이라 실패 비용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포스코 사례처럼 기존 공정 시스템에 AI 제어를 얹은 프로젝트가 살아남는 쪽에 가깝고, "일단 에이전트부터 도입하자"고 시작한 프로젝트가 취소되는 쪽에 가깝습니다.

다음에 확인해볼 것

사내에서 에이전틱 AI 도입 이야기가 나온다면, 먼저 물어볼 질문은 하나입니다. "이 에이전트가 실패하면 누가, 무엇으로 알아채는가". 성과 지표와 위험 통제 방식이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그 프로젝트는 가트너가 말한 40%의 취소 후보 쪽에 더 가깝습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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